
줄거리
주인공 **변두홍(신하균)**은 세상이 외계인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굳게 믿는 청년입니다. 그는 제약회사 사장 **강만식(백윤식)**이 사실은 외계인으로 위장해 지구를 파괴하려 한다고 확신합니다. 두홍은 “지구를 구원해야 한다”는 사명감 속에서 만식을 납치하기로 결심합니다.
두홍은 동네 후배이자 자신을 따르는 **순이(황정음)**와 함께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끝에 만식을 납치하는 데 성공합니다. 그는 낡은 공장 같은 공간에 만식을 가두고, 외계인이라는 증거를 밝히기 위해 심문과 실험을 이어갑니다. 고문에 가까운 방식도 서슴지 않으며,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자기합리화를 합니다.
처음에 만식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신은 평범한 인간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그는 권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착취하고, 범죄와 비윤리적 행위를 저질러온 인물이라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두홍의 눈에는 이러한 모습이 ‘지구를 파괴하는 외계인의 증거’로 비칩니다.
영화는 두홍의 현재 행동과 함께 그의 과거를 교차해 보여줍니다. 두홍은 어린 시절 끔찍한 가정폭력과 방임 속에서 자라왔습니다. 아버지의 학대와 어머니의 무관심, 사회의 냉대 속에서 그는 깊은 상처를 안게 되었고, 결국 자신만의 세계 속에서 ‘외계인 침략’이라는 서사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두홍의 외침은 단순한 망상이 아니라, 상처받은 개인의 절규이자 세상을 견디려는 마지막 버팀목이었습니다.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사건은 점점 절정으로 치닫습니다. 두홍은 경찰에 쫓기며 마지막까지 만식이 외계인임을 입증하려 애쓰지만, 주변에서는 그저 미치광이의 행동으로 보일 뿐입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모호하게 마무리됩니다. 만식이 정말 외계인이었는지, 아니면 두홍의 망상에 불과했는지는 끝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습니다. 다만 관객은 두홍의 광기 어린 믿음 속에서 사회의 잔혹함과 개인의 고통을 엿보게 되고, “진실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영화를 마주하게 됩니다.
캐릭터 탐구
1. 변두홍 (신하균)
두홍은 영화의 중심 인물로, 광기와 순수함이 공존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는 사회에서 소외된 청년이자 정신적 외상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로, 외계인에 대한 집착은 단순한 망상이 아니라 세상을 견디기 위한 유일한 믿음입니다. 두홍의 불안한 심리는 관객에게 연민과 불편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킵니다.
2. 강만식 (백윤식)
제약회사 사장이자 두홍이 납치한 대상입니다. 영화 초반에는 억울한 피해자처럼 보이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그의 이중적인 모습이 드러납니다. 그는 권력과 욕망에 휘둘린 전형적인 기득권자의 모습을 지니고 있으며, 두홍의 시선에서는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인’과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3. 순이 (황정음)
두홍을 돕는 조력자이자 그의 신념을 그대로 따르는 인물입니다. 순이는 두홍을 무조건적으로 믿고 함께 행동하지만, 사실상 두홍의 외로움과 광기를 반영하는 거울 같은 존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녀의 존재는 두홍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지탱해 주지만, 동시에 그를 현실로부터 더 멀어지게 하는 역할도 합니다.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
1. 소외된 개인의 절규
영화는 사회적 약자가 겪는 고통을 두홍의 망상 속 세계로 표현합니다. 가정과 사회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개인이 어떻게 극단적인 신념에 매달리게 되는지를 보여주며, 이는 단순한 미치광이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 속 사회문제를 은유합니다.
2. 권력과 악의 본질
강만식 캐릭터는 단순한 납치 피해자가 아닙니다. 그는 권력과 부를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인물이며, 결국 두홍의 시선 속에서 ‘지구를 파괴하는 외계인’과 같은 존재가 됩니다. 영화는 외계인이라는 장치를 통해 권력자의 탐욕과 비윤리성을 비판합니다.